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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과 치료-김혜금 교수
작성자 : 정신건강의학과
조회 : 3331
작성일 : 2017-06-30 15:53:44

치매, 예방과 치료
김혜금 교수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인 뇌 노화 과정에 따라 건망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노화로 두뇌의 정보처리속도가 느려지며, 주의력이 떨어지고, 실행기능이 저하되는데, 건망증 정도 일상생활이나 사회 활동에 다소의 불편을 초래할 수는 있어도 기능에 큰 장애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뇌 신경 세포의 손상으로 일어나는 병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건망증과 뚜렷이 구별해야 하는 질병 상태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치매에서 초기 증상이 건망증과 비슷한 기억력 저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건망증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면 치매를 의심하고 적절히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망증과 치매가 정확한 구별은 힘들지만, 구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망증일 경우에는 사건이나 경험의 내용 중 일부를 기억 못하지만, 치매의 경우에는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아예 기억하지 못합니다. 또한 건망증의 경우는 일시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다시 생각나거나, 누군가가 단서를 주면 모든 것이 기억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치매일 경우는 시간이 지나도 혹은 누군가가 결정적인 단서를 주어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치매는 뇌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기억할 내용을 저장하는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생겨 아예 회상할 내용 자체가 머속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치매는 기억력 저하 정도가 마음 상태에 따라 기복이 있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일상생활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정도가 된다면 건망증보다는 치매일 가능성이 큽니다.
치매의 가장 무서운 점은 아직 원상태로 되돌리는 치료약이 없다는 부분입니다. 치매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안에 아밀로이드(amyloid)와 타우(tau)라는 물질이 쌓여서 뇌 신경 세포에 손상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직 뇌 안에 쌓인 이런 물질을 없애거나 생기지 않도록 하는 치료가 없습니다. 다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다소 늦춰준다고 알려진 아세틸콜린분해억제제( acetylcholine esterase inhibitor) 등의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병의 경과를 조금 더디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에 대한 표적 치료제(target therapy)가 임상 시험 중에 있고 미국 알츠하이머 프로젝트 팀(National Alzheimer’s Project Act, NAPA)에서는 2025년경 알츠하이머 치매의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제 개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자금이나 투자 등의 문제로 이를 비관하는 시각도 적지 않고, 작년 11월경 솔라네주맙(Solanezumab) 3상 연구 실패 보도가 있었기에 낙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치료가 없다면, 예방이 우선입니다.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알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질환도 있지만, 뇌혈관질환 혹은 다양한 신체적 질환에 의한 치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 신체적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흡연, 알코올 남용 등은 혈관성 치매의 중요한 위험 인자인데, 알하이머병에서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합니다.
째, 개인의 교육기간이 길수록 치매의 발생 연령을 늦춘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있고, 나이가 들어도 사회생활이나 여가 생활에 적극적인 경우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일거리를 찾고 독서, 취미활동, 친목 모임 등의 활동을 하며 기억력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두뇌 활동을 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좋습니다.
째, 규칙적인 운동, 특히 유산소 운동은 신경 생성과 뇌혈관 기능의 활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은 이미 치매가 발병한 분들에게도 뇌 기능을 살리고 일상생활 기능을 살리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하시는 분과 하지 않으신 분을 비교하면 운동을 하지 않으신 치매 노인의 진행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째, 적절한 영양분섭취 또한 뇌에 중요합니다. 식사를 거르지 마시되 과식은 피하시고 골고루 드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뇌세포에 꼭 필요한 비타민(B, C, E)과 등푸른생선에 많은 오메가-3 등을 보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섯째, 우울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해야 될 정도의 우울증을 참고 견디고 있는 경우 뇌는 심한 스트레스를 겪며 콜티졸(cortisol)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해마(hippocampus)와 같은 인지기능에 중요한 뇌 부위에 치명적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울증약을 먹으면 치매가 더 잘 걸린다는 생각을 하고 계데 이는 정반대의 잘못된 지식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위한 항우울제 등의 치료 약물은 반대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인자입니다. 이전과 다른 우울한 기분, 무기력하고 만사 귀찮은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인지, 생활 패턴을 바꿔서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우울증인지 정확히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푹 잘 주무셔야 . 수면은 우리 육체의 피로도 풀어주지만 정신적인 피로도 풀어주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불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이 역시 뇌 기능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1개월 이상’ 또는 ‘1주일에 3일 이상 3개월 이상’ , 불면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수면클리닉을 방문하셔야 니다.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치매 인구의 급증 또한 예견됩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길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맑은 정신, 건강한 뇌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청년기부터 치매 예방 습관을 생활화하고 장년기부터는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치매는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한다 해도 지속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조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원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는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물이 있고 여러 치료적 개입 일상생활의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중에 누군가가 치매에 걸린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신속히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치료가 어렵고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간병 부담이 크기 때문에 최근에는 국가 혹은 지역사회에서 무료로 치매 검진을 시행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에 보건소나 치매 관련 센터 혹은 노인정신건강센터 등 무료로 치매 검진을 해주는 곳에서 쉽게 치매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곳에서는 치매 검진뿐만 아니라 원인 확진 및 의학적 치료를 위해 치매 환자를 관련병원에 연계해주고, 사례 관리 환자로 등록하여 관리해 주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지역사회 시설에 연계해 주며,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주위에 치매나 노인정신건강 전문 클리닉이 있는 병원에 직접 방문해서 전문가로부터 직접 진료를 받아 치매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부담을 주며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 병이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몸소 실천하고, 혹시 의심되면 빨리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데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