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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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 칼럼]"외롭고 힘들었을 너를 위해"(2020년10월)
작성자 : 박길화
조회 : 377
작성일 : 2020-11-26 13:12:23
“외롭고 힘들었을 너를 위해”
“나 살기 바빠서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마흔이 넘은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그녀는 그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노모는 버스를 갈아타면서 수십키로나 되는 포항과 대구를 그렇게 다녔다.
일흔이 넘은 노인에게는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지만,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이다.
한달째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아들은 그런 노모의 사랑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노모에게는 중년의 아들이 그저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는 어린 아이 같게 여겨지시나 보다.
자신의 몸도 편치 않아 약을 달고 사는 노모이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다.
“아가 혼자 살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가 그카는가 비라. 내가 신경을 많이 썼어야 했는데 그게 늘 미안해요.”
“나도 그렇고 자도 그렇고 병들고 사는게 어려버서 그카이 우째든동 도움을 쫌 받을 수 없겠습니까?
아를 일단 살리고는 봐야 안 되겠십니꺼.......”
그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환자는 우리병원에서 심장 수술 후 회복중에 있다.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와 우리 의료진의 관심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과 중환자실 생활을 잘 견디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하루하루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는 만큼 노모와 누나의 걱정도 줄어드는 듯하였다.
그러나 이내 한달이 넘는 중환자실 생활로 인해 수백만원에 달하는 병원비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사회사업팀에서는 환자를 돕기 위해 힘을 모았고, 한국심장재단과 긴급의료비 등의 연계로 인해 800만원의 심장수술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멈춰가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만 같았다.
환자의 누나는 동생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담은 한통의 편지를 전해왔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편지에는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편지의 내용처럼 외롭고 힘들었을 환자분께서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여 가족들과 행복한 일상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이들 가족은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다시금 힘을 얻고, 가족간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기회를 얻은 듯 하다.
누나는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고, 어머니는 당신의 가난을 스스로의 자책에서 조금 비켜설 수 있었다.
이들 가족처럼 누구나 이런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병원 생활이란 이렇듯 모든 일상의 환경들이 깨고 마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말며, 나눔을 통한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열어가도록 했으면 한다.
※ 이 글은 2020년 10월 영남대학교의료원 매거진 '행복나눔' 칼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해당 글의 원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