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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C HEALTH] 만성 콩팥병, 미리 알고 예방합시다 - 도준영 교수(신장내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2203
작성일 : 2021-03-09 14:02:49
강물에 흐르는 물을 바로 퍼서 마셔도 깨끗한 물을 섭취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물을 사서 마시는 날이 오다니” 하던 시절을 지나 어느덧 편의점이나 마트 한편에 빼곡하게 진열된 생수병을 보는 장면이 매우 익숙해졌다. 이제는 집집이 가정용 정수기를 설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화하면서 더는 물을 있는 그대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물질을 ‘여과’하여 정수된 물을 마시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몸에도 이처럼 체내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소중한 장기가 있다. 바로 콩팥이라 불리는 ‘신장’이다.
신장이 하는 일
흔히 신장을 ‘콩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강낭콩 모양에 팥 색깔을 띠기 때문이다. 이러한 콩팥은 우리 몸의 등쪽 좌우측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콩팥은 소변을 만들어 체내 단백질 등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지 않게 해준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하고 피를 만드는 내분비 기능을 하며, 수분, 전해질, 산, 염기를 조절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많은 기능을 하지만 콩팥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체내 오줌독을 걸러주는 것이다. 콩팥은 우리 신체에서 더러운 물질을 걸러주는 그물망 역할을 한다.
증상
콩팥병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살펴보면 자주 오줌을 누거나 오줌을 눠도 시원하지 않고, 밤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때론 소변에 피나 거품, 찌꺼기 등이 섞여 나올 수 있고, 요통이나 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의 소변에서 알부민뇨가 증가하거나 신장의 기능 혹은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게 되면 ‘만성 콩팥병’이라 진단한다. 그 결과로 고혈압, 빈혈, 심혈관 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도 하며, 어른의 약 10% 정도가 앓고 있다.
원인과 병의 단계
만성 콩팥병의 대표적인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이다. 이외에 각종 콩팥병, 고령, 비만, 동맥경화증 등이 있다. 만성 콩팥병의 진단은 소변과 혈액 검사를 통해 알부민뇨를 측정하거나 혈액 내 크레아티닌을 측정해 신기능을 계산함으로써 이뤄진다. 만성 콩팥병 진단 검사 대상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비만 혹은 흡연자, 50세 이상인 사람 그리고 당뇨·고혈압·콩팥병의 가족력을 가진 사람이다. 만성 콩팥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콩팥 기능이 점점 나빠져서 말기 신부전이 되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게는 200배 이상 높아진다.
만성 콩팥병은 정도에 따라 보통 5단계로 나눈다. 신기능이 정상이면서 혈뇨나 단백뇨를 보이는 1단계에서부터 경도, 중등도, 고도의 신기능 감소를 하는 2, 3, 4단계가 있다. 신기능이 정상의 15% 이하로 감소하거나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신부전 상태가 5단계이다. 1, 2, 3단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예방 및 치료법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고혈압과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생활 습관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규칙적이고 절제된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한다. 이미 이런 병에 걸린 사람이라면 철저하고 엄격한 혈당 조절이나 혈압 관리 그리고 식이요법 등을 통해 만성 신장 질환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주기적인 검진과 금연, 체중 조절을 위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며, 고지혈증 조절 및 단백 섭취의 제한이 요구되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을 위한 식이요법을 살펴보면 신기능 손상을 완화시키는 저(低)단백 식이가 필요하다. 환자의 영양 상태 등을 고려해 대개 하루 체중 1kg당 0.8g 이하의 단백 섭취를 해야 한다. 소변량이 감소된 경우 수분 섭취량을 요량에 500ml 추가된 정도로 제한한다. 신부전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하루 염분 섭취를 5g 이하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게다가 콩팥병 환자는 칼륨과 인산을 잘 배출하지 못한다. 따라서 부정맥이나 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조절 또한 요구된다. 칼륨이 많은 과일, 채소와 인 함유가 많은 유제품, 달걀, 콩, 콜라 등의 절제가 필수적이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해 5단계에 이르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투석이나 이식과 같은 신(腎)대체요법을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상태로 진단된다. 투석의 종류는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이 있으며, 환자의 내과적 상태를 의사와 상의하여 개인의 환경, 생활 습관 및 선호도를 고려해 결정한다.
이식은 말기 신부전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으로 정상인의 콩팥 중 하나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이식과 관련하여 사용하는 면역억제제가 발전하여 이식이 가능한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생체이식의 경우 가족 중에서 콩팥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람이 콩팥을 제공하는 데 문제가 없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임을 확인 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혈액형 불일치나 거부반응 유발 가능성이 높은 사전 항체가 높은 경우에도 이식 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 후 진행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콩팥을 제공한 경우에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존 2개의 콩팥이 하던 역할의 70% 이상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며 특별한 증상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가족 중에서 이식이 가능하지 않다면 투석환자의 경우 뇌사환자에게서 받기 위한 등록을 시행 후 대기할 수 있다.
환자는 수술 후 지속해서 면역 억제제 투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식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수술 초기에 높은 용량의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여러 종류의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 예방을 위해 엄격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예방적 항생제 사용이 시행되고 있다. 안정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지내는 환자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종양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하다.
신(腎) 대체요법 중 혈액투석, 복막투석, 이식 중 한 가지만으로 말기 신부전 치료를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최선의 조합으로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당뇨 등의 이유로 만성 콩팥병의 증가가 예상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의 발생 위험이 큰 경우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하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질 때,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막아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