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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명의시점] 코로나19에 가려진 무서운 감염병, 결핵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1226
작성일 : 2022-06-08 14:17:11
‘지금 가장 무서운 감염병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라고 답할 것이다. 코로나19가 2019년 11월 첫 환자 발생 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2년 6개월 동안 약 5억 명이 감염되었으며 약 620만 명이 사망하였다.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힘든 일상을 마주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더 오래전부터 인류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무서운 감염성 질환은 결핵이다. 결핵은 기원전 7세기경부터 화석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1882년 결핵균이 처음 밝혀진 이후 지난 200년간 약 10억 명이 결핵으로 사망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약 987만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였고 약 150만 명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하였다.
우리나라는 같은 해 약 2만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였고 1356명의 환자가 사망하였다. 2020년 2월 국내 첫 환자 발생 후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감을 주었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900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결핵의 무서움을 새삼 더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 결핵 발생률은 1위, 사망률은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으나 결핵 퇴치는 여전히 후진국에 머물러 있으며 여전히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모두 결핵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상태이다.
결핵이란?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라는 세균의 침입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은 주로 폐에 감염을 일으키지만 폐 이외에도 림프절, 복부, 뼈, 관절, 흉막, 신장, 신경 등 신체 여러 부위에 발생한다. 결핵균이 폐에 감염을 일으켜 염증을 유발하면 폐렴이 발생하고 이를 폐결핵이라고 하며 결핵균의 전파는 폐결핵 환자를 통해서만 일어난다. 코로나19가 직접 접촉이나 비말로 전파되는 것에 비해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염이 된다. 폐결핵 환자의 기침, 가래를 통해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을 통해 다른 사람의 폐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결핵균이 폐에 들어오더라도 모든 사람에게서 결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약 30%에서 결핵균에 감염이 된다. 결핵 환자가 진단이 되기까지 평균적으로 100~200명의 사람과 접촉을 하게 되니 30~60명이 감염될 수 있다.
결핵에 감염이 되었다고 모두가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사람의 10% 정도에서 결핵이 발병하게 되며 이를 활동성 결핵이라 한다. 활동성 결핵의 발생에는 개개인의 면역 기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게 된다.
활동성 결핵 환자의 50% 정도는 접촉 후 1~2년 내에 발생하고 나머지 50%는 10년 이상이 지난 후 면역이 떨어지면 발병한다. 감염이 된 후 발병까지의 시점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결핵 환자의 감염 경로 파악은 코로나19에 비해 훨씬 어렵다.
하지만 결핵환자의 감염의 전파력은 진단이 된 당시가 가장 높기 때문에 진단받은 환자와 함께 사는 가족은 결핵 감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잠복 결핵
잠복 결핵은 결핵에 감염이 되어 체내에 균이 있으나 활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대부분 증상과 전염력이 없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 활동하여 활동성 결핵이 될 수 있으므로 잠복결핵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치료를 받으면 활동성 결핵으로의 발병을 9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잠복 결핵의 진단은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와 인터페론감마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피부반응 검사는 투베르쿨린 시약을 팔의 안쪽 피부에 주사하여 48~72시간 후에 피부에 나타나는 반응을 측정하는 검사이며, 혈액검사는 혈액을 채취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활동성 결핵
활동성 결핵은 몸 안에 들어온 결핵균이 활발하게 활동하여 병을 일으킨 상태로 증상이 있으며 전염력이 높다. 결핵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지만 결핵의 초기에서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며 미열 체중 감소, 객혈, 만성 피로감, 흉부 통증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여 가끔 감기로 오인되어 병원 방문이 늦거나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기는 증상이 발생 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원인 모를 기침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꼭 병원에 들러 흉부 X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진단이 늦어지면 그 사이 많은 사람들에게 결핵균을 퍼뜨리게 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폐렴도 나빠져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결핵의 진단과 치료
결핵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가래 검사와 흉부방사선 촬영이다. 이 중 결핵의 확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가래 결핵균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에게서 가래가 없는 경우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기관지 세척술을 시행하여 가래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 가래 결핵균 검사는 3가지를 시행하는데 도말검사, 유전자검사, 배양검사가 있다. 결핵의 최종 진단은 배양검사이지만 결과까지의 시간이 2~8주 정도로 오래 걸려 도말검사와 유전자검사를 통해 결핵의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결핵의 치료는 다른 세균성 폐렴에 비해 많은 종류의 약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여야 한다. 결핵균은 서서히 자라고 약제에 대한 내성이 잘 생기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3~4가지 약제를 6~9개월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치료 기간은 길지만 타인에게 전염력은 결핵 치료 후 2주가 지나면 대부분 감소한다. 결핵 약을 잘 복용하면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로 우수한 편이지만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약제 내성균이 발생한다.
특히 핵심 약제 두 가지(이소니아지드, 리팜핀)에 동시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결핵은 20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며 약물 부작용도 많아 치료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결핵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다제내성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는 환자의 꾸준한 약물 복용을 격려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환자는 약제 복용이 힘들더라도 자의로 중단을 하지 않고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
결핵의 예방을 위해 생후 1개월 이내에 BCG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한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 적당한 운동과 더불어 과음, 과로, 스트레스 줄이기 등의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은 결핵의 발병을 증가시키므로 당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결핵은 코로나19 보다 더 오래전부터 인류의 생명을 앗아가고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일으키고 있는 전염병이다. 과거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은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자원을 감소시켰으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증상이 있는 환자마저도 병원 방문을 꺼리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결핵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었으며,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이겨내기 위해 국민 모두가 시행한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 관리는 결핵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코로나19의 초기 대응에서 보여줬던 우리의 저력을 발휘하여 언젠가 결핵 선진국이 될 대한민국을 꿈꾸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