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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C HEALTH] “X-ray 찍어도 괜찮나요?” 방사선 검사에 관한 오해-조재호 교수(영상의학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2783 

작성일 : 2021-07-06 10: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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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 조재호 교수


 

 

 

“X-ray 찍어도 괜찮나요?” 방사선 검사에 관한 오해  

 

장기간 방사선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환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아왔다. 방사선 물질자체에 대한 위험성 때문인지 X-ray 촬영이나 CT 촬영 전 환자나 보호자께서는 “몸 안에 오래남지는 않나요?”, “촬영할 때 나오는 방사선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부작용은 없나요?” 등 검사 후 방사선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질문을 특히 많이 하신다. 그동안 받은 많은 질문 중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를 정리해 말씀드리려고 한다.  

 

 

“방사선 검사는 인체에 해로운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위해하며, 가능하다면 방사선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 좋은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을 예, 아니오로 간단히 하라고 한다면 “그렇다”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흑과백처럼 단순히 답변할 순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의료행위는 그 행위가 환자나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큰지 부정적인 효과가 큰지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혹 부정적인 영향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바람직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물론 가능하다면 가장 부정적인 효과가 적은 방법을 택해야 함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방사선 검사가 해로운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것은 방사선의 위해 가능성 여부만을 고려했을 때의 답변으로, 질병의 진단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방사선 검사에 대해서는 “전혀 위해하지 않다”는 답이 더욱 적절하다. 

  

 

단적인 예로 혈액검사를 하려면 환자의 팔에 주사바늘을 꽂게 되는데, 이 또한 일시적이지만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하므로 위해한 것이 된다. 그러나 아무도 혈액검사가 위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방사선이 인체에 적용된 초기에는 상당한 위해 요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사선은 최초의 그것과는 달라 사용하는 방사선의 양이나 질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촬영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예컨대 흉부 X-ray 촬영을 할 때 나오는 방사선량은 0.1mSv 이하이며, 이는 일상 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자연방사능 수치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 현재 영상진단 시 사용하고 있는 소마톰 포스 CT의 경우 방사선량을 극소화하면서도 영상의 품질은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불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병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시행되는 검사라면 그 위해성에 대한 논란은 이제 그만 접어두어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질문은 ‘임신한 경우 태아에게도 안전한가’ 하는 것이다. 사실 방사선은 활동이 왕성한 조직이나 세포일수록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극단적인 예가 ‘태아’가 될 수 있다. 동물실험에 의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기로는 흉부방사선 검사 1,000회 정도까지의 방사선 선량으로는 태아에게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임신 중에는 특히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 초기에는, 불필요한 방사선 조사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흔히 받게 되는 질문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방사선 검사로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회의적이다. 사실 대부분의 방사선 검사는 검사하는 장기의 구조적인 이상 유무를 판단 하는 것이지, 기능적인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즉 검사하는 장기의 모양이나 크기, 양상을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다음으로는 있어야 할 구조물이 과연 다 있는지, 없어야 할 종괴나 다른 이상 여부가 있지 않은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신우조영술이나 조영 후 전산화 단층촬영 등 일부 검사에서 일부 장기의 기능을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구조적인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환자의 진찰 소견, 혈액검사나 다른 임상적 검사와 종합하여 질병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염 환자에게 간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간염이 있는 환자는 일반인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혹 다른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함이지 간염 자체를 초음파 검사로 진단하고자 함은 아닌 것이다. 

 

가끔은 일반촬영 검사보다는 초음파 검사나 전산화 단층촬영(CT), 더 나아가 자기공명영상 검사(MRI) 등 값비싼 검사를 하면,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문의를 받는다. 그러나 값비싼 검사라고 해서 항상 진단적인 가치가 더 높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훨씬 값싼 검사가 값비싼 검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며, 각각의 질병 종류나 질병의 진행 정도에 맞는 검사가 가장 좋은 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맞는 가장 좋은 검사가 무엇인지는 그 환자를 진찰하고, 다른 여러 가지 임상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알고 있는 해당 임상의사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때때로 이러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수시로 그 임상의사가 진단방사선과 전문의에게 문의하여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있으므로 환자들은 이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의들이 있으나 이러한 모든 것들은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가 전제된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의사들도 시행해야 할 검사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 환자가 의사들을 신뢰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