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기
[문화탐방] 나를 찾아서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634
작성일 : 2021-02-16 10:47:15
나를 찾아서
글· 홍보협력팀 서유리
새벽녘, 어스름이 깔린 어둠이 조금씩 밝아지는 이 때.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어제라는 과거와 오늘이라는 현재가 공존하다가 자연스럽게 오늘이 되는 순간, 그 순간을 오롯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잠깐이나마 내가 지금 두 발을 붙이고 있는 이곳이 현실이 아닌 어딘가가 된 듯 몽환적인 느낌마저 든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유행성 감염병이 발생한 후, 일상에 많은 제약이 가해졌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생긴 많은 변화로 인해 사회 전체에 우울함이 가득한 것 같다. 이럴 때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을 통해 일상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에 무너진 내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식사를 하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아침에 일어나서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마시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퇴근 후 잠깐 짬을 내어 하는 게임을 하는 순간이, 또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순간이 가장 좋은 순간일 수도 있다. 떠올려보자.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번 호 문화탐방은 ‘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코로나19라는 외부의 상황으로 힘든 이 시기에 내부적으로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영화 ‘쿵푸팬더’를 보면 주인공 ‘포’의 사부가 훈련을 할 때 “이너피스~”를 자주 외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inner peace라는 단어 뜻 그대로 내적 평화, 마음 속 평화를 의미하는 이 단어야말로 요즘 같은 시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불확실성 속에서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갈 때 나조차도 흔들리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나를 다잡는 방법으로 ‘명상’이 있다. 요즘은 YouTube, 넷플릭스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전문가의 나레이션으로 집중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전문적인 수준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심한 스트레스 혹은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잠깐 동안 모든 동작을 멈추고 눈을 감아 보자. 그리고 몇 번의 깊은 쉼호흡을 함으로써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마시고 내보냈던 공기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오고 다시 빠져나가는 과정에 집중하면 이내 잡념이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큰 비용을 들이거나 별도의 큰 공간을 요하지 않으므로 아침 기상 후 혹은 잠들기 전, 잠시나마 모든 것들을 잊고 나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한다. 인터넷, TV 등이 빠른 현대 사회를 대변하는 매체라면, 책은 느리고 아날로그적인 정보 획득 방식이다. 책을 고르는 것에서부터 책을 빌리거나 구매한 후에 가장 독서를 하기 좋은 장소를 선정하고 한 장 한 장 직접 종이를 넘겨가며 문장들을 읽고 또 그 책을 다시 보관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기에 ‘독서’라는 것에는 반드시 충분한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떠올려보자. 자기소개서나 어딘가 취미생활을 적는 공란에 ‘독서’라고 적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가?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이 때, 나는 잃어버린 옛 취미생활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언젠가 ‘일 년에 3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적이 있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새해 목표였다. 10권까지는 목표를 달성하는 즐거움에 바쁜 일상을 쪼개어가며 열심히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내 그 목표에 내 자신이 압도되어 즐거움 보다는 의무감이 나를 압도했다. 그래서 당분간 활자를 눈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책을 멀리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이를 테면 “‘결과’와 ‘과정’ 중에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과정입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하루에 한 단어를 읽으면 어떠하고, 한 문장을 읽으면 어떠하리. 목표 없이 편하게 읽어보자. 책을 읽는 과정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 아닐까.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싶은가는 요즘 내 관심사를 대변하기도 하고, 내 고민을 말해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책을 읽을 때 간접조명을 켜고 침대에서 등받이 쿠션에 기대어 편하게 읽고 싶기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정자세로 책상에 앉아 커피와 함께 읽고 싶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떤 사람은 A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B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책을 통해 내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떠한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경험이 삶을 영위하는 또 하나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여가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학생 등을 위해 오디오북도 많이 제작되었고, 몇 년 전에 비해 전자책의 컨텐츠도 굉장히 많아져서 이참에 한 번 가벼운 마음으로 산뜻하게 독서를 시작해보아도 좋겠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 블루’에서 나아가 ‘코로나 레드’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불안이 사회를 뒤덮고 있는 이 시기. 나의 무게중심을 잡고,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늘려가며 모두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