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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따뜻하다고 무리한 운동은 금물! - 이근우 교수(척추센터, 정형외과)



50대 중반 남성 A씨. 날이 좋아서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몸을 움직여 외출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뎠건만 아뿔싸. 너무 갑자기 움직인 탓일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가 갑자기 무리한 활동을 한 탓일까.
허리에 통증이 발생해 병원을 방문했다. 겨울의 끝 무렵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봄기운이 찾아오는 3월, 설레는 맘과 달리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척추 관련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시기다. 봄철 자주 발생하는 허리 관련 질환의 증상, 진단, 치료 그리고 예방 방법에 관하여 알아보자.



허리 염좌
외출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종종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허리 통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허리뼈를 둘러싼 힘줄, 인대, 근육 등이 이완되거나 경직되는 것 혹은 충격으로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염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겨우내 추운 날씨 탓에 실외 활동이 감소하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축소되는 요즘 운동량이 줄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실외 활동이 많아지고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염좌로 내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로 허리 및 엉치부위, 후경부(뒷목) 부위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하며, 대개 1~2주 이상 지속된다. 염좌로 인한 증상이 디스크, 협착증 등의 척추질환과 혼동되기 쉬워 3~4주 이상 지속되는 통증, 상지 및 하지로 뻗치는 방사통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X-ray 및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휴식, 안정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1~2주 내로 호전된다. 하지만 모든 질환이 단기간에 호전되는 양호한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만약 3~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디스크 질환 등에 의한 질환일 수 있으며, 따라서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료 및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목 척수증
교통사고와 같이 큰 충격이 아니라도, 봄철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혹은 ‘(척추관)협착증’에 의해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주된 증상은 목·허리 통증, 팔다리가 저린 느낌 등이다.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환자의 고통 정도는 두 질환이 유사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흔히 디스크라고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은 정상적으로 척추체 사이에 존재하여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의 주위를 둘러싸는 막의 일부가 약해지거나 찢어지면서 추간판이 그 약해진 틈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자극하여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디스크’로 인한 증상은 ‘허리디스크’에서는 대부분 50~60대 미만의 젊은 연령에서 비교적 갑작스럽게 생긴다.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악화되고, 누워서 다리를 들면 다리 저림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목디스크’는 팔을 내리고 있으면 증상이 악화되고, 팔을 올리고 있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디스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X-ray, CT, MRI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 있다. 압박되는 신경의 위치에 따라 증상을 유발하는 부위도 다르게 나타난다. 허리디스크는 주로 제 4-5요추간 및 제5요추-제 1천추간 분절의 디스크가 잘 생기며, 이는 제5요추 신경근 및 제1천추 신경근을 압박하여 다리 특정부위로 방사되는 통증을 발생한다. 이에 반해 목디스크는 주로 제5-6경추간 및 제6-7경추간에 호발한다. 제5-6경추간 디스크로 인해 제6경추 신경근이 압박되며, 이로 인해 상완 및 전완의 외측부 및 엄지손가락 부위의 저림 및 통증을 유발한다. 제6-7경추간 디스크로 인한 제7경추 신경근의 압박은 상완 및 전완의 후면 및 3수지부위의 저림을 유발한다.

이와는 달리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관(척추관) 주위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인대 등의 구조물들이 퇴행하여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게 되어 신경이 압박되는 질환이다. ‘협착증’의 원인으로는 퇴행성, 외상성, 그리고 선천성 원인이 있으며, 대부분 퇴행성으로 50~60대 이후에서 발생하여 서서히 악화되고, 허리를 뒤로 젖히면 신경의 압박 정도가 증가하여 증상이 심해진다. 협착증 역시 CT 혹은 MRI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협착증이 발생하면 보행 시 하지 저림 및 통증을 느끼게 되며, 조금만 걸으면 엉치 부위 등의 통증으로 인해 앉아서 쉬어야 하는 파행이 관찰된다. 환자에 따라 허리가 콕콕 쑤신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걸을 때 다리가 우리우리하게 계속 불편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반면, 목 척추(경추)의 척추관이 좁아지게 되면, 젓가락질이 잘 안되거나 글씨 쓰기 어려움 등의 손이 어둔해지는 증상과 함께 보행이 힘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추 척추관이 좁아져서 발생되는 질환을 “경추 척수증”이라고 한다.

대부분 허리 ‘디스크’‘협착증’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지만,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 약물치료, 주사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고 근력 약화 등의 신경학적 악화 소견이 관찰되는 일부의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경추 척수증의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될 경우 향후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질환은 발생 분절, 위치, 증상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결정되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 및 치료를 위하여 척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성 압박 골절
작년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진료받은 건강보험환자 수가 2015년 82만 명 대비 2019년 108만 명으로 5년간 26만 명이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전체 환자의 94%를 차지했으며, 연령별로는 2019년 전체 환자 중 50대 이상이 105만 명으로 약 97% 비중을 차지했다.

골다공증, 골다공증성 압박 골절은 노화, 폐경, 활동 저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복용 등의 원인으로 앞서 언급한 통계에서와 같이 높은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따뜻한 봄날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척추에 골다공증성 압박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압박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골다공증 진단을 위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하며, 만일 골다공증이 진단되었다면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의 약물 치료는 골다공증성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골다공증 전단계인 골감소증 진단을 받았다면 골다공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 비타민D 등을 보충하고, 적절한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 경미한 충격(드물게는 아무런 외상 없이도 발생 가능함) 후 심한 척추부위 통증이 지속되면 골다공증성 압박 골절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척추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따뜻한 봄날, 모처럼 만에 외출했다가 갑자기 발생한 통증으로 일상의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자주 목, 등허리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 전에 적절한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미리 이완시켜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인한 근육의 경직, 인대 및 근육의 손상 등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 통증, 팔다리 통증 및 저림, 허리 통증 등이 나아지지 않고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될 때에는 통증을 방치하지 않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즐거운 명절,반면 혹사당하는 허리에 주의 - 김상우 교수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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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교수

 

즐거운 명절,반면 혹사당하는 허리에 주의 

 

김 상 우 교수

신경외과 / 척추센터

 

 

올 해 대구는 특히 무더운 여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대구에 오신지 20년이나 된 교수 한 분이 자기가 대구 온 이래 제일 무더운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니 까요. 무더운 여름에 혹사당하고 잠 못 이룬 대가인지 아니면 추석도 더위를 피해 달력 끄트머리로 도망쳐서인지 이번 추석은 작년에 비해 제법 가을 냄새가 날 것 같습니다. 사는 게 힘들수록 생활이 빡빡할수록 사람이 보고 싶고 고향이 그립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벌써 오래전부터 연신 달력을 넘겨보곤 합니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가족친지를 만난다는 설렘에 먼 길 마다않고 고생길에 오르는 게 우리들 모습입니다. 하지만 오랜 운전과 명절치레로 인한 허리의 고통은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대가인가 봅니다. 하지만 몇 가지만 신경을 쓴다면 조금은 나은 고향길 좀 더 후유증이 적은 추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편안한 신발을 신고 출발합니다. 그리고 운전을 할 때는 허리를 운전석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등받이를 10도 정도 뒤로 젖힌 다음, 허리받침을 한 자세가 바람직합니다. 수건 등을 말아서 허리에 받쳐주어 허리의 정상곡선을 유지시켜 주면 좋겠고, 무릎의 높이는 골반과 같거나 조금 낮게 해주면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급적 운전대는 두 손으로 잡아야 바른 자세에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꺼번에 너무 오래 운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운전을 1시간 하면 5-10분 정도는 차에서 내려 허리 스트레칭을 해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뒷주머니에 넣어 둔 지갑으로 인해 엉덩이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도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요통은 반복적인 나쁜 자세나 생활습관에서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방바닥이나 부엌에서 쪼그리고 오래 앉아 일하는 게 가장 나쁜 자세 중 하나입니다. 그러한 자세는 척추의 정상곡선을 상실시키며 디스크와 척추 관절에 부담을 증가시켜 만성 요통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주방구조가 많이 바뀌어 예전처럼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적지만 그래도 허리를 자주 펴주는 게 좋습니다.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을 굽혀 들지말고 무릎을 굽혀 몸 쪽으로 바짝 붙여 들고, 가급적 들려는 물건 쪽으로 몸을 돌려서 들어야지 허리만 비틀어서 들어 옮기는 행동은 피해야겠습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두 사람이 협력해 들거나 옮기는 게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거지를 할 때도 발 받침대를 반드시 써서 교대로 발을 올려놓고 일을 해야 허리에 무리가 적게 갑니다. 연휴 동안 아무래도 평소보다는 과식을 하게 되고 텔레비전 보는 시간도 많을 것 같은데 과식으로 인한 체중증가와 운동부족은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파에 기대거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자세는 허리 뿐 아니라, 목통증도 일으킬 수 있으니 가급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성묘를 갈 때는 산에서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연세가 많거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사소한 엉덩방아로도 척추뼈나 골반의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등산용 지팡이나 짚을것들을 챙겨서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일상에 복귀하고 나서도 장시간의 운전, 음식 준비, 과식등 명절치레로 시달린 허리는 병원이나 진통제를 찾는 후유증으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번 연휴엔 휴식 없는 운전을 피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며, 앞서 말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실천하여 이러한 고통에서 일부 벗어날 수 있다면 보다 즐거운 명절, 허리가 덜 아픈 귀성길, 귀경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